나르시소 로드리게즈 블루 느와 리뷰: 이국적인 가을 남성 향수

"과거의 나쁜 냄새들을 모두 물리친 그르누이는 이제 자신의 왕국에 향기가 넘쳐 나기를 원했다.
그는 빈 들판을 힘찬 걸음걸이로 성큼성큼 걸어다니며 온갖 종류의 향기의 씨앗을 뿌렸다.
널따란 농장에 각기 어울리는 방식으로 씨를 뿌렸다.
어떤 곳에는 듬뿍, 어떤 곳에는 조금, 어떤 곳에는 한 웅큼, 혹은 한 알씩 씨앗을 뿌렸다.
부지런하고 위대한 그르누이는 자신의 왕국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외진 곳까지 향기의 씨앗을 파종하러 달려갔다.
이제 씨앗을 뿌리지 않은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中

 

안녕하세요 River 입니다.

 

오늘 리뷰할 향수는 Narcico Rodrigues Blue Noir 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소설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 <향수> 중, 주인공 그르누이가 동굴속에서 본인 머릿속에 존재하는 모든 악취를 제거하고 자신이 인정한 향기들로만 왕국을 짓는 장면입니다.

하나의 상상나래를 펼치는 장면이죠.

 

Narcico Rodrigues Blue Noir를 처음 시향했을 때, Spicy의 느낌이 고소하게 느껴져 마치 곡물이나 시나몬 등을 연상케 하여 위의 이미지를 가져오게 되었고, 향취가 다각도로 풍부하게 느껴짐에도 단백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 위 문구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뭔가 느낌에 위의 이미지와 문구가 떠올라 연관지어서 가져오게 되었는데,

제 의견이 공식적인 내용이 아닌 개인의 향 주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니 재미있게 봐주세요!

 

 

1. Narciso Rodrigues Blue Noir, 그 시향 느낌은?

첫 시향 느낌은

 

"아 독특하다! 그냥 되게 독특한데 빠져든다!" 였습니다.

 

뭔가 달다고 표현하긴 그렇지만, 따뜻하고 고소한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요.

향이 다각적으로 풍부하지만 단백하게 잘 갈무리하게 되는 향.

 

다른 분들과 달리 뭔가 풍경이나 장면적인 부분에서 향 느낌을 많이 전달하게 되는데,

 

이 고소함은 황금빛 벼가 무르 익은 들판을 보는 곡물의 고소함이 느껴지기도 하면서,

추석이나 명절 시골집을 가면 갖가지 곡물 재료들이 한데 어우려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나몬, 통카빈, 고소한 곡물들이 나무그릇에 담겨 한데 어우러진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래서인지 시원한 느낌보다는 Warm한 느낌이 더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만 들으면 되게 투박하고 컨튜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향해보면 얼마나 고급스럽고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향인지 모릅니다.

말씀드린 표현의 공통점으로는 가을에 뿌리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국적입니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다른 분들은 코트입은 남성을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부드러운 외형속에 묵직한 무언가 있을 것 같은, 외유내강의 느낌이 느껴지는 향수라 그런것 같아요.

하나에 집중하고, 자기 소신이 있지만, 부드러울 땐 부드러운 줄 아는 사람의 느낌?

 

그래서인지 부드러운 색감의 코트입은 남성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춥지 않은 선선한 가을, 부드러워 보이는 니트에 얇고 고급스러운 원단의 가죽재킷을 입은 사람이 짧은 목도리를 매고 갈색 높은 힐의 닥터마틴 워커를 신은 뒤, 이 향수를 뿌리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약간 이런 이미지? 닥터마틴 신발은 아니네요 ㅎㅎ

 

 

이 얘기는 할까 말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사실 이 고급스러운 향수를 정말 저렴이 버전으로 생각한 묘사도 있습니다.

 

김이 들어있는 옛날 과저전병 느낌이... ㅎㅎ

 

고급스러운 향 느낌이 느껴지다가도, 매 순간 아래 과자 이미지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더라구요.

스스로 얼마나 당황스럽고 그 모습이 웃겼는지 ㅎㅎ

 

사실 과자전병은 엄청난 고급 과자가 아닌걸까!!

 

 

 

2. 향조 노트

아래는 많은 사이트에서 이야기 하는 Narciso Rodrigues Blue Noir 향수의 노트입니다.

 

TOP: 카다멈, 넛맥

MID: 시더우드, 블랙 에보니 우드

BASE: 머스크

 

카다멈과 넛맥이 있어서 spicy한 느낌이 되게 고소하게 느껴졌던 걸까요?

 

 

3. Narciso Rodrigues Blue Noir 배경

이 향수는 2007년에 나왔다가 단종이 되었고, 그후 무수한 러브콜로 인해 2015년에 더 고급스럽게 나온 향수라고 합니다.

저도 이 향수를 늦게 알았지만, 모르고 넘어갔으면 정말 속상할 뻔 했네요.

 

Narciso Rodrigues Blue Noir는 현대 남성의 이중성을 기념하는 향수라고 합니다. 깨끗하고, 날카로운듯한 우아함과 감각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Quality의 균형을 이루었습니다.

Woody의 매혹적인 느낌과 함께 Top Note에서 Spicy느낌을 강조하여 중독성있게 관능적인 독특한 우디 스파이시 느낌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이상 River였습니다.

감사합니다.